[부산일보]“지역 대학, 주민 직업교육까지 책임을”

17일 부산 벡스코 컨벤션홀에서 '지역대학의 위기는 지역사회의 위기'라는 주제로 '2021 교육분권포럼'이 열렸다. 강원태 기자 wkang@

학령인구 감소로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는 지역 대학을 살리려면 기업 유치와 함께 지역 주민을 고등교육의 장으로 끌어들여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지역 대학들은 수도권 대학의 정원을 감축하고, 이전 공공기관의 비수도권 인재 채용 비율을 끌어올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부산시와 부산인재평생교육진흥원은 17일 오후 해운대 벡스코에서 ‘2021 교육분권포럼’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는 ‘지역 대학의 위기는 지역 사회의 위기’라는 주제로 박형준 부산시장과 김석준 부산시교육감, 지역 대학 총장·교수들이 참석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벡스코서 ‘2021 교육분권포럼’

지역 대학 위기 극복 방안 토론

공공기관 지역 인재 채용 확대

“수도권 대학 정원 감축” 주장도

첫 발제자로 나선 장영수 부경대 총장은 올해 지역 대학의 신입생 모집 절벽 등 위기 상황을 공유하고 ‘혁신+공유+융합’을 선도하는 지역 대학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특히 정부가 최근 발표한 8대 신산업 분야 육성에 지역 대학도 발을 맞추면서 교육 과정을 공유하고, 지자체·교육청 등과도 협력을 통해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 총장은 “정부가 대학의 학점·전공·교양 하나하나 간섭한다면 지역 대학의 특성을 살리기 어렵다”며 “제2센텀 개발지에 땅을 무상으로 제공하는 방식 등으로 기업을 유치해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 지역 대학에 훨씬 도움이 된다”고 꼬집었다.

이어진 토론에서도 백가쟁명식의 지역 대학 위기 극복 방안이 쏟아졌다. 동아대 국제전문대학원 황기식 교수는 부산만의 ‘소프트 파워’를 발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 교수는 영국의 두 번째 도시 맨체스터 사례를 공유했다. 그는 “맨체스터는 인구나 대학 규모, 지역생산 등 ‘하드파워’ 면에서 런던과 경쟁할 수 없었기에 다소 엉뚱하지만 ‘축구’라는 소프트 파워를 내세웠다”면서 “덕분에 이벤트 업체, 통계 회사, 구장 관리 기업 등 축구 관련 업체들이 모두 맨체스터로 모여들었다”고 설명했다.

경성대 경제금융물류학부 김종한 교수는 모든 지역 주민이 대학생이 되는 ‘커뮤니티 칼리지’로의 변모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지역 대학이 주민 평생교육은 물론 직업교육까지 책임지는 것이다. 김 교수는 부울경에서 세계 100위권 대학 배출에 힘쓰고 지역 대학생들의 업무 역량을 키워 기업과 졸업생 사이 미스매치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대통령 직속 국가교육회의 위원인 전호환 동명대 총장은 “수도권 대학이 전체 정원의 40%를 차지하기 때문에 이들 대학 정원을 줄이는 데 비수도권에서 한목소리를 내야 한다”면서 “한계 대학 청산을 위해 학교법인이 대학 문을 닫을 수 있도록 퇴로를 열어줄 필요도 있다”고 주장했다. 차정인 부산대 총장은 “이전 공공기관에서 해당 지역 인재 채용 30%에 비수도권 인재 20%를 추가로 채용하도록 하는 법안이 반드시 통과돼야 한다”면서 “학생과 학부모들이 지역 대학을 바라보는 시각도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형준 부산시장과 김석준 교육감도 지역대학과의 협력을 약속했다. 박 시장은 “올해 안으로 산학협력센터가 구축되며 앞으로 기업, 지역 대학과 힘을 모아 나가겠다”면서 “정부에도 지역 대학의 자율성 확보를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김 교육감은 “고교학점제의 성공적 안착과 수요자 맞춤형 진로진학 지원체계를 강화하기 위해 지역대학과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석하 기자 hsh03@busan.com

[출처: http://www.busan.com/view/busan/view.php?code=20210517164458775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