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매경춘추] 서울대 10개 만들기
- onedongnam
- 2022년 2월 22일
- 2분 분량

2월 4일 경남 사천에서 국가거점국립대 총장협의회가 열렸다. 국회 교육위원회 위원장, 교육부 차관과 서울대, 경북대, 경상국립대, 부산대, 전남대, 전북대, 제주대, 충남대, 충북대 등 국가거점국립대 총장이 참석했다. 핵심 의제는 '지속가능한 국가 발전과 국가거점국립대의 역할-서울대 10개 만들기'였다.
이번 협의회에서는 이른바 'SKY대학'으로 가는 좁은 고속도로에서 입시의 공정성·효율성을 외치기보다는, 지방에 위치한 거점대학을 서울대 수준으로 상향 평준화하여 좋은 대학으로 가는 고속도로를 여러 개 만들자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즉 서울대를 10개 만들자는 것이다. 이와 관련한 다양한 논의가 전개되었는데, 구체적인 실현 방안을 보완한다면 지금까지 나온 어떤 '유사정책'보다 실현 가능성이 높고 기대효과도 크다.
지금까지 유사정책은 모든 것을 만족하는 '최대주의'여서 실현 가능성이 매우 낮았다. 그러나 서울대 10개 만들기는 가능한 것부터 시작하자는 최소주의를 택하고 있다. 유사정책이 서울대를 거점대학 수준으로 하향 평준화하는 것에 가까웠다면 이 정책은 거점대학을 서울대 수준으로 상향 평준화한다는 점에서 서울대와 거점대학이 서로 윈윈하는 전략이다.
거점대학들이 지역의 주력산업과 미래전략산업에 부합하는 3~4개 분야를 특성화하여 새로운 산업을 발굴하는 동시에 여기에 종사할 인재를 길러내어 지역에 정주하게 함으로써 지역 균형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다. 또한 거점대학의 특성화 분야와 서울대나 과학기술특성화 대학의 유관 분야가 상호보완적 경쟁을 통하여 국가 전체의 고등교육 경쟁력과 산업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고무적인 것은 서울대의 각 학문 분야와 거점대학의 특성화 분야가 선의의 경쟁을 통하여 서로 발전할 수 있고, 학문 후속 세대들의 일자리와도 연계되기 때문에 서울대 총장도 이 정책에 적극 찬성하였으며 국회 교육위원장도 이 정책의 필요성에 깊이 공감하고 거점대학 총장들과 뜻을 같이하겠다고 천명한 점이다. 지금까지 무수히 많은 국가거점국립대 총장협의회가 개최되었지만 국회 교육위원장, 교육부 차관과 국가거점국립대 총장이 참석한 가운데 참석자 모두 논의 결과에 만장일치로 합의한 적은 거의 없었다. 참석자들은 우리나라 고등교육과 지역균형발전에서 획기적인 논의의 장이 되었다는 점에서 사천에서 열린 이번 협의회를 '사천회담'으로 부르기로 하였다. 사천회담에 참석한 모든 사람이 국가거점국립대의 특성화 분야를 서울대 수준으로 상향 평준화하여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 선진국으로 도약하는 데 힘을 모으기로 합의하였다. '사천회담'이 우리나라의 역사에서 대한민국 고등교육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킨 전환점으로 기록되기를 기대한다.
[권순기 경상국립대학교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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